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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Things in India

인도의 영화관


인도에 있을 때 영화는 맥클러드 간즈(맥간)와 델리, 코치,
이렇게 3군데에서 봤다.
근데, 각 사례가 전부 극과 극이다.

먼저, 맥간.
맥간에는 두 곳에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다.
모두 광장에서 왼쪽 길인 우체국로, 즉 Post Office Rd.에 있는데,
바로 가까이 하나, 쭉 따라 내려가다 우체국 조금 지나 또 하나가 있다.
두 군데 모두 지하에 있는데, 아래쪽이 화면이 더 크다.

하지만, 둘 다 지하에 있고, dvd를 영사한다는 점은 같다.
화질이나 음향은 아래쪽이 더 좋은 편이긴 한데,
뭐, 그닥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다.
최신작 볼 거라고 iron man 2, how to train your dragon을 아래쪽에서 봤는데,
헐,
중간에 화면 얼어붙고, 소리는 왔다갔다,
해적판 튀내듯 러시아어[각주:1]가 들리질 않나!
그런데도 가격은 인당 150루피. 무려 4,000원 되시겄다.
(화면이 딱 절반쯤 되는 위쪽은 가격도 딱 절반!)

- 박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야외 극장으로 영화를 봤다. DVD방 수준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둘째, 델리에서.
국제 도시답게, 델리 곳곳에 영화관이 산재해 있다.
빠하르 간즈(빠간)의 임페리얼처럼 낡은 곳도 있지만,
내가 갔던 사티암(Satyam)처럼 멀티플렉스도 많다.
멀티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고.
시설이 좋은만큼 표값도 250루피로 센 편이다.
우리 돈으로 7,000원쯤 하니 말이다.


- 뉴델리 남동부 지역의 멀티플렉스 사티암. 최신식이다.



내가 갔던 8월은 영연방대회인 커먼웰스 게임즈를 앞두고
테러 대비 보안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검색을 해대던 시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영화관도 예외가 아닌지라
검색대를 꼭 통과해야만 했다.
각종 전자장비도 통제의 대상이었다.
카메라나 캠코더는 배터리를 빼야 했다.
노트북 컴터도 맡겨놓고 들어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웃긴 건 음식물도 못 가지고 들어간다는 것.
심지어 껌도 뱉어야 했는데,
어떤 아줌마, 아예 껌 자체를 빼았더니 '이런 건 들고 못 가!'라며 화를 내며 버렸다는...

- 영화관 들어가려면 저렇게 검색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치.
인도 여정 마지막 장소였는데,
숙소가 있는 포트 코친에서 선착장까지 걸어서 배를 탄 뒤,
에르나꿀람 선착장에 내려서 릭샤를 타고...
정말 힘들게 갔다.
마침 이날 폭우가 내려 홀땃 젖은 상태로 영화관 도착.
꽤 낡은 영화관인데,
스크린이 2개 있었으니 나름 '멀티플렉스' 되겠다.
표값은 단돈 50루피, 우리 돈으로 1,300원쯤 되겠다!
멋지다!

미국 영화는 '피라나'가 상영 중.
다른 건 힌디어도 아닌 말라얄람으로 된 것이라 도저히 못 보겠더라는...
근데 이건 뭐,
예전 노래방에서 틀어주던 wet shirt show 수준의 영상이 눈앞에 펼쳐지니,
눈알이 픽픽 돌아가더라는...
이거 완전 인도남들에게 환상 같은 영화!
잔인한 것도 좀 그렇고.

더운 나라에서 흔히 그러듯 이 영화관도 북극 수준으로 에어컨을 틀어주는 통에
벌벌 떨며 영화를 봤는데,
리아가 얘기를 해서 세기를 좀 낮추고서야 그런대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잔인한 장면 얘긴데,
우리 앞쪽 건너편에 10살도 안 돼 보이는 꼬마애가 부모랑 같이 보고 있다.
엥?
이거 우리나라도 고교생 관람가 정도일 텐데...
인도라서 다른 것인가?

영화관 다니면서도 참 재밌는 것을 발견하게 된 인도였다.

 

  1. 러시아에서 흘러 나왔단 소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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