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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ulture

MV] '카트'


“그들이 영화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방송작가라는 직함을 쓰는 김세윤 씨가 시사인에 기고한 '영화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에 적은 글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훌쩍거리는 소리가 뒤에서 간헐적으로 들렸다. '나'를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파업 장면을 계속 보면서 '무기력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대답 없는 커다란 장벽에 대한 무기력한 느낌

- 먹고 살라믄 어떻게든 일을 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면서 오는 무기력한 느낌

- 그러니 중간에 떠나가는 동료들을 무조건 붙잡지조 못하는 데서 오는 무기력한 느낌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느낌도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노란 봉투' 운동으로 어느 정도 위로를 받았을 그들이 어제(전태일 열사 분신 44주기날이라 한다) 해고 무효소송 상고심 패소 소식을 접하고는 또 어떤 느낌이었을까?



 영화는, 어쨌든 현실의 결과는 노조 간부의 복직 대신 나머지 조합원들이 복직되는 '절반의 성공'이 있었으니, 그래도 이들의 희망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연대'라는 끈이 느슨해졌다가 다시 팽팽해지는 장면과 함께.

 사실 IMF 이후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의 혼돈을 거치며 '우리'가 배운 것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

 이것을 아는 '그들'은 그 '약한 고리'를 파고 들어 연대를 무너뜨리려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는 것.

 MB의 추억과 망령이 여전히 떠돌고 있는 지금 현실에서, 그래도 우리가 살 길은 여전히 '연대' 뿐이리라.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은, 아니 오히려 수십, 수백 보를 되돌리고 있는 것 같은 현실이지만, 이 어두운 블랙홀을 뚫고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는 길은 말이다.

'역사는 그래도 진보한다'.

 부질 없는 기대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고, 믿고 있으면, 반드시 그러하다.

 모두 이러한 신념을 갖고 어깨를 껴고 같이 걸어간다면 더더욱 그러하리라.